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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머학원

[대학원 후기] 1. 입학편 : 졸업을 하려면 입학부터 해야한다.

by 수제햄버거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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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는 대학원 입학할 때의 기억을 더듬어서 써보고자 한다. 무려 2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현재 대학원 입시 사정과는 매우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그 점을 참고하였으면 좋겠다. ( 그래도 본질은 변하지 않으니까 비슷할지도..?)

 

이번 편에서는 내가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동기 / 대학원 및 랩실 선택 기준 / 입학 결과에 대해서 쓰고자 한다.

 

대학원 입학 동기 : 나는 왜 대학원에 가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대학원의 목적이 취직이었다. 취직을 위해 대학원에 가면 큰일 난다는 이야기들은 많이 들었었지만 그럼에도 난 취직을 위해서 대학원에 가고자 했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나는 학부시절에 과는 전기 전공이었지만 컴퓨터공학으로의 점프를 시도했었다.(참고로 이때는 주변에 있는 사람 100명이면 100명 다 전기 전공에서 왜 컴퓨터를 배우냐고 말렸었는데.. 돌이켜 보면 참 운이 좋았다.) 주변에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쪽으로 전공을 틀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내 기준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기 전공의 선배들 취업이나 진로를 봤을 때 크게 2가지 진로가 있었다. 공기업에 가거나 삼성, 하이닉스로 가거나. 전자의 경우는 지방 순환 근무를 해야 하는 점이 서울 연고인 나에게 큰 디메리트로 느껴졌고, 후자의 경우 반도체를 공부해야 하는 게 크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나는 코딩으로 회로를 설계하고 디버깅하는 과정은 재미있었지만 설계된 회로를 분석하고 계산하는 건 딱히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울 이외의 지역에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취직을 한 뒤에 타 지역에서 적응하고 살 수 있을지도 큰 의문이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선 이대로 전기를 전공하면 큰 곤욕이 예상되었고, 그나마 서울 혹은 경기권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컴퓨터공학가 근무지역에서 큰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근무 지역 + 코딩에 대한 적당한 흥미 + 개고집으로 나는 만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를 전공하게 된 것이다!

 

 IT 쪽으로 전공을 틀고자 한 게 3학년 때 일인데, 이미 3학년이 된 시점에서 기존 전공자들이랑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나고 있었다. 백엔드, 프런트 엔드, DB, 시스템 프로그래밍 등등 뭐 하나 해본 경험이 없으니 사실상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여기서 이제 고민을 많이 해봤다. 그냥 전기전공으로 취업을 준비하면 아마도 1~2 티어의 대기업 혹은 공기업을 목표로 할 것이고 아마 되기도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근무지역과 맞바꿔서 3~4 티어의 서울에 있는 회사로 간다? 난 매우 욕심쟁이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최소 2 티어의 서울, 경기 근무지의 회사로 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 결과가 그 당시에 한참 뜨거워지고 있었던 AI 분야였다. AI 분야는 내가 대학원에 입학준비를 하던 2019년에 엄청나게 뜨거웠는데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게 엄청 유리한 출발선에 위치할 수 있었던 분야다. 이미 학부 수준에선 잘하는 친구들과의 차이가 많이 나니 또 컴퓨터 분야 내에서 분야를 틀어서 대학원에서 차이를 줄여보겠단 마인드! 문제를 꼬아서 풀었는데 한번 더 꼬기! 

 

말이 길어졌는데 결과적으로 그냥 더 좋은 지역의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했다.

 

대학원 및 랩실 선택 기준

대학원 선택 기준은 흔히 공대에선 우선 불멸의 서포카가 존재하고 그 밑으로 IST 과기원과 연고가 있으며 그 외에는 특별한 사유 없으면 자대에 진학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주 학점이 뛰어나고 다재다능한 인재들은 서포카에서 어딜 갈지 고민하는 경우들도 있지만 나는 학점도 그리 좋지 않았고 안타깝게도 그런 부류의 사람은 아니라 붙여주는 곳으로 가야 했다... 그래도 그나마 기준이 있었는데 서포카를 제외하곤 내가 돈을 많이 내면서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은 대부분 등록금 면제 이거나 월급으로 등록금 + 생활비까지 충당이 가능한 대학원들로 추려서 지원했었다. 결과적으로 서울대, 포항공대, UNIST, DGIST, UST-KIST 이렇게 선택해서 썼었다. 

 

대학원 입시에 대해서 알아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내용이지만, 사실 대학원보다 더 중요한 건 랩실이다. (이와 관련된 reference는 무척 많다. ) 글에서는 대학원-랩실 순으로 썼지만 실제로는 1) 랩실을 먼저 고르고 2) 랩실에 티오 및 입학이 가능한지 컨택하고 3) 랩실 내부의 프로세스를 거친 뒤 4) 해당 랩실의 대학원 입시를 통해 입학했었다.

대학원 랩실의 유형은 굉장히 많은 경우가 있는데 내가 크게 잡은 줄기는 3가지 정도였다. (참고로 교수님 선택에 대한 내용은 제외한다. 워낙 인터넷에 정보도 많으니까. 나는 타대에 진학할 땐 해당 학교의 지인에게 주로 물어봤었고, 없는 경우엔 김박사넷을 참고했었다.)

 

1) 졸업 기간

- 간혹 가다 박사 10년 차, 석사 3년 차를 보면 아득해진다. 난 취직을 위해 가는 건데 석사를 몇 년 동안 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실제로 과기원의 경우 연차가 오버하게 되면 (석사의 경우 2년, 박사의 경우 6년) 나라에서 주는 등록금도 제외되기 때문에 이것저것 귀찮은 일도 많다. 제때제때 졸업이 되는 랩실 가자.

 

2) 박사와 석사 비율

- 또 간혹 보다 보면 사람이 30명인데 석사가 20명인 랩도 있다. 입시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살짝 의문이다.. 아마도 군대처럼 문제 안 생기면 괜찮다는 느낌으로 많이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뿐..

- 반면에 박사가 한 90% 되고 석사가 10%인 랩도 있다. 전자보다야 훨씬 낫지만 난 석사 졸업 후 취업이 목적이었기에 이런 경우에는 내가 뭘 해볼 수 있을까도 좀 의문이었다. 하지만 저런 경우는 대부분 랩이 대형랩이고 소위 잘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자보다는 훨씬 낫다.

 

3) Alumni

- 대학원 Alumni가 내가 그나마 성공적으로 대학원을 졸업했을 때 갈 수 있는 upper bound이다. 

 

이렇게 3가지 기준으로 랩실을 소거해 가며 골랐는데 1) 졸업도 제때 하고, 2) 적절하게 석사와 박사가 섞여있어서 석사에게도 적당한 기회가 주어지며, 3) 랩 출신원들이 좋은 포지션으로 가는 랩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내 자리가 없었다... 수많은 컨택메일을 까이고 나서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란 걸 깨닫고 그냥 나한테 최대한 많은 기회가 있을 것 같은 랩실로 결정했다. 그래서 결국 스타트업과 같은 거의 신생랩에 진학하게 되었다. (내가 입학할 당시에 랩기수 중 3기에 해당했다.)

 

 PS. 글을 쓰다 보니 연구 주제에 대해서 언급을 안 했는데 1) 랩실을 먼저 고르고 부분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연구 주제가 아닌 랩실은 나는 과감하게 제거했다. 추후 다른 글에서 연구 주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서 써보겠다.

 

 

입학 결과

 

결과적으로 서울대는 입시는 괜찮았지만 랩실 컨택에서 불합격하였고, 포항공대는 입시에서 불합격했다.

나머지 대학원들은 전부 합격했고, 나는 그중에서 가장 괜찮다고 생각되는 DGIST에 진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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